페닐케톤뇨증 효소결핍 우리는 병을 떠올릴 때 눈에 보이는 외상이나 감염을 주로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병은 단 하나의 효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평생 관리를 요구한다.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가 페닐케톤뇨증(Phenylketonuria, PKU)이다.
이 질환은 특별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것이 아니다. 몸속 효소 하나가 없거나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 속 단백질이 독이 되어버린다. 특히 뇌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진단이 늦어지면 지능 저하, 발달장애, 행동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페닐케톤뇨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페닐알라닌 하이드록실레이스(PAH)’ 효소의 결핍 또는 기능 저하다. 이 효소는 간에서 작용하여, 단백질 섭취 시 생성되는 페닐알라닌이라는 아미노산을 티로신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경우 페닐알라닌은 티로신으로 전환되어 뇌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색소 생성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PAH 효소가 없으면 이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므로, 페닐알라닌이 체내에 축적되며 독성을 띠게 된다.
효소명 | PAH (Phenylalanine Hydroxylase) |
주요 기능 | 페닐알라닌 → 티로신으로 전환 |
위치 | 주로 간에 존재 |
관여 대사 | 단백질 대사, 신경전달물질 전구체 형성 |
문제 발생 시 | 페닐알라닌 축적 → 뇌 손상 유발 가능 |
PAH 효소는 우리 몸의 ‘정화 시스템’ 중 하나라 할 수 있으며, 그 결핍은 전신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도미노 현상을 유발한다.
페닐케톤뇨증 효소결핍 효소 결핍이 단순한 결핍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이로 인해 연쇄적인 대사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페닐알라닌이 티로신으로 전환되지 못하면, 이 물질은 다양한 형태의 독성 부산물(페닐케톤 등)로 변형되어 혈액과 뇌에 축적된다.
또한 티로신이 생성되지 않음에 따라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 멜라닌, 갑상선 호르몬 등의 생성이 줄어든다. 결국 이 효소 하나의 결핍으로 신경계, 내분비계, 색소 생성까지 전반적인 생체 기능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페닐알라닌 → 티로신 | 가능 | 불가능 |
티로신 생성 | 충분 | 부족 |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생성 | 정상 | 감소 |
페닐케톤 형성 | 없음 | 증가 (뇨에서 검출) |
뇌 기능 | 안정적 | 손상 가능성 존재 |
이와 같은 변화는 특히 생후 6개월~3세 사이의 뇌 발달 시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페닐케톤뇨증 효소결핍 PAH 효소 결핍은 유전적인 문제로 발생한다. 원인은 PAH 유전자의 돌연변이이며, 이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방식을 따른다. 즉, 부모가 모두 보인자인 경우 자녀에게 25% 확률로 발병할 수 있다.
정상 + 정상 | 정상 (100%) |
보인자 + 정상 | 보인자 (50%), 정상 (50%) |
보인자 + 보인자 | 환자 (25%), 보인자 (50%), 정상 (25%) |
PAH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전 세계적으로 800가지 이상이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효소의 생산량 자체가 줄거나, 만들어진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페닐케톤뇨증 효소결핍 효소 결핍으로 인한 페닐케톤뇨증은 대부분 신생아 선별검사(Newborn Screening)를 통해 조기에 발견된다. 생후 3~7일 이내에 발뒤꿈치에서 채혈하여 혈액 내 페닐알라닌 수치를 측정하며, 이상 소견이 있으면 정밀검사와 유전자 분석이 진행된다.
페닐알라닌 농도 | 혈중 아미노산 수치 | 2mg/dL 이하 |
티로신 농도 | 결핍 여부 확인 | 0.5~2mg/dL |
Phe/Tyr 비율 | PKU 진단 지표 | 2 이상이면 의심 |
PAH 유전자 검사 | 돌연변이 확인 | 유전형 분석 가능 |
조기에 진단만 이뤄진다면, 심각한 지능 저하와 발달장애를 피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신생아는 반드시 이 검사를 받아야 하며, 특히 조산아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PAH 효소가 결핍된 이상, 페닐알라닌을 티로신으로 전환하는 대사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환자는 평생 동안 페닐알라닌 섭취를 최소화하는 식이조절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단백질 제한’이 아니라, 단백질 중 특정 아미노산만을 걸러내는 정교한 식단 조절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특수 조제 분유, 저단백 식품, 아미노산 조성식 등이 활용된다.
육류, 생선, 계란, 유제품 | ❌ 금지 | 고단백 식품으로 페닐알라닌 과다 |
일반 곡류(쌀, 밀 등) | ⚠️ 제한 섭취 | 일부는 소량 허용 |
채소, 과일, 설탕 | ✅ 자유 섭취 | 페닐알라닌 함량 낮음 |
특수식품 | ✅ 적극 권장 | 의료급 저단백 제품 |
또한 티로신 보충이 함께 이뤄져야 뇌 발달과 호르몬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식이조절은 평생 지속되며, 성인이 되어서도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PAH 효소 자체를 복원하거나 대체하는 치료법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미 시판 중인 약제부터, 임상 시험 단계의 유전자치료까지 치료 옵션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식이조절 | 페닐알라닌 제한 + 티로신 보충 | 모든 환자 |
사프로프테린(Sapropterin) | PAH 효소 기능 보조 | 일부 경증 환자 |
Palynziq | 외부 효소 주사 | 성인 중증 환자 |
유전자 치료 | AAV 기반 유전자 삽입 | 임상 시험 중 |
특히 유전자 치료는 PAH 유전자를 간에 직접 주입하여 효소를 복구하는 방식으로, 완치를 목표로 한다. 아직 안전성과 장기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향후 치료 혁신을 이끌 유망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효소 하나의 결핍은 식습관, 사회활동, 정서 발달, 학업, 직업 선택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환자들은 외식이 어렵고, 학교나 직장에서의 급식도 문제이며, 감미료가 포함된 일반 식품도 주의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접어들며 식이조절을 중단하면 다시 뇌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평생에 걸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
식사 | 대부분의 외식 제한, 음식 선택 제한 |
학업/직장 | 집중력 저하 우려, 피로감 동반 가능성 |
정서 | 식이스트레스, 소외감, 우울감 발생 가능 |
사회 활동 | 급식, 회식, 여행 등 제한 필요 |
효소 결핍은 단순한 생화학적 이상이 아닌, 전인적 접근이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페닐케톤뇨증 효소결핍 페닐케톤뇨증은 단 하나의 효소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아이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그 효소의 결핍을 조기에 발견하고, 철저히 관리한다면 정상적인 지능과 발달,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작은 결핍 하나가 커다란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 시작을 알고, 대응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희망이다. 페닐케톤뇨증은 조절 가능한 질환이다. 단, 효소 하나에 주목할 수 있다면.